낮엔 교복, 밤엔 무복. 주경야굿에 쉴 틈 없는 열여덟 무당 박성아. 귀신도 달래고, 중간고사도 치러야 하는 삶에 지쳐가던 어느 날 거꾸로 법당에 들어온 전학생 견우와 마주친다. 처음 본 순간, 숨이 멎을 만큼 잘생긴 얼굴.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꿈에서 봤던, 죽을 운명을 타고난 소년이라는 것. 그를 살리겠다는 결심과 동시에 시작된 삼칠일의 운명 카운트다운! 하지만 첫 만남부터 성아를 구해버린 건… 견우? “모르는 사람이 울고 있으면, 그냥... 옆에 서 있어요. 그건 몰라도 할 수 있으니까” 그 담백한 말이 성아의 마음에 이상하게 오래 남고, 둘의 위기는… 평범하지 않은 장소에서, 상상도 못 한 방식으로 찾아온다. 이렇게까지 지키고 싶은 남자, 처음이다. 무당 소녀와 죽을 운명의 소년, 서로를 구하려는 운명의 단짠 로맨스 시작!
방화범이라는 소문 속, 모두의 시선에서 외톨이가 된 견우. 그를 향한 성아의 마음은 오히려 더 단단해진다. 귀신보다 무서운 건, 사람의 혐오라는 걸 알기에 성아는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견우의 곁에 선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말. “불쌍한 애 도와주고 싶으면, 거울이나 봐. 네가 더 불쌍해.” 한 걸음 다가가면, 열 걸음 멀어지는 소년. 그런데 그 순간, 학교 창고에 다시 불길이 치솟고… 성아는 또다시, 그를 구하러 뛰어든다. 그리고 절망에 빠진 견우 앞에, 성아가 선다. “그래도, 나는 너를 구할 거야. 네가 싫어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부르는 액운과, 살아야만 하는 이유. 단짠을 넘어선 뜨거운 운명, 본격적으로 타오르기 시작한다!
쓸쓸한 장례식, 조문객 하나 없는 분향소. 세상에서 홀로 남겨진 듯한 자리에서 견우는 애써 고개를 들지 않는다. 그 옆을 조용히 지키는 소녀, 성아. 상처를 감춘 채 버텨온 소년의 마음엔 어둡고 음울한 기운이 스며들고, 성아는 결심한다. “견우야, 내가 네 부적이 돼줄게.” 스킨십? 아니라니까요! 이건 엄연한 활인술! 손끝으로, 어깨로, 팔짱으로— 액운을 쫓기 위한 인간 부적 스킨십이 시작된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 손길이 닿는 자리마다 소년의 마음에 틈이 생기고, 온기가 스민다. 그리고, 무너지는 마음을 붙잡기 위해 소년은 활을 쥐고 다시 일어선다.
햇살 아래 마주 선 두 사람. 서툰 말, 닿을 듯한 손끝. 조심스럽게 자라나는 감정 속에서 성아는 마음을 건넨다. "우리, 촉촉하게 살자.“ 그 말에 미소 짓던 견우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신경 쓰고, 낯설게 설레고, 어쩌다 자꾸 그녀를 보게 된다. 정전으로 불 꺼진 공원, 깜깜한 어둠 속에서 성아는 조심스레 그의 손 위에 손을 포갠다. 그 따뜻한 온기에 견우의 굳어 있던 마음이 조금씩 녹아내린다. 세상이 잠시 멈춘 듯한 순간 두 사람만의 온도가 피어오른다. 하지만 웃는 얼굴 뒤 성아가 숨기고 있는 비밀은 견우가 가장 외면하고 싶은 진실이었다. 그리고 그 진실의 한가운데— 잊고 지냈던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그림자가 있었다. 혼란 속에서 성아를 향한 마음은 조금씩 비틀리고, 믿고 싶었던 모든 순간이 희미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비에 젖어 무너진 성아 앞에 우산을 조용히 내민 사람은 다름 아닌 견우. 차가운 외면 뒤에 남아 있던 온기가 잠시, 두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하지만 그 따뜻함은 오래가지 않는다. 성아는 옥순의 사진에 깃든 저주의 흔적을 발견하고, 사진 속 저주를 정화하기 위해 움직이지만, 그 부적을 그린 사람이 염화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성아는 그제야 깨닫는다. 그동안 견우를 아프게 해온 이가, 바로 염화였다는 사실을. 그는 상문이라 불리며 위협받아 왔고, 염화는 그 견우의 고통을 즐기고 있었다. 결국 성아는 견우를 지키기 위해 염화와 정면으로 맞선다. 한편, 견우는 인터넷을 통해 성아의 과거를 마주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