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10월,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던 지익주 씨가 돌연 사라졌다. 남겨진 단서는 단 두 개. 괴한들이 그를 차에 밀어 넣고 어딘가로 데려갔다는 목격자들의 진술과 CCTV에 찍힌 지 씨 차량 주변의 수상한 움직임...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 씨 아내는 남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오토바이 수색대 50여대를 동원해 밤낮으로 흔적을 좇았고 ‘남편을 찾아 달라’는 기자회견을 했다. 3개월 만에 남편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놀랍게도 남편을 데려간 괴한은 필리핀 경찰청 마약단속국 경찰들이었다. 심지어 남편이 납치된 곳은 필리핀 경찰청 안이었고, 남편 지익주 씨는 납치된 그날 경찰청 주차장에서 살해됐다. 외국인 상대 납치 범죄가 드문 것은 아니었지만 경찰들이 살인에 연루되고 경찰청에서 실행된 것은 전무후무한 일. 참혹한 진실에 필리핀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PD수첩은 이 사건의 핵심 용의자와 사건 관계자들을 우여곡절 끝에 힘들게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필리핀 경찰들이 조직적으로 외국인을 납치해 돈을 갈취하고 있다는 것. 이른바 경찰들이 ‘납치 비즈니스’를 겸업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 사건에 연루된 고위 경찰들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두려워했다. 이 사건을 지시하거나 개입된 고위 경찰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또 어느 선까지 올라갈까? ‘이 사건에 더 많은 높은 사람들이 개입되어있거든요. 피해자 아내한테 전해주세요 제가 살해되기 전에 빨리 공판을 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이 사건은 묻힐 거예요.’ - 용의자 S의 인터뷰 中 - ‘만약 이 사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