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갈래 땋은 머리, 서울로 왔던 누나들은 옷을 만들며 꿈을 꾸었습니다 동대문의 화려한 조명 뒤 그림자처럼 오랜 세월을 지켜온 골목이 있다. 어지럽게 얽힌 전깃줄들 아래 오늘도 여전히 드르륵 드르륵 재봉틀 소리와 함께 라디오 소리가 흘러나오는 그곳, '창신동 봉제골목'. 가난했던 시대, 공장 안 기다란 형광등 아래 빛나던 우리 누나들의 땀과 눈물이 있던 골목에서의 3일이다. 큰 빌딩 하나 없는 창신동에는 약 3000개의 봉제 공장이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다. 평범한 연립주택 지하에 8평 남짓한 작은 공장들이 있기 때문이다. "창신동의 쓰레기봉투를 보면 계절을 알 수 있어요.” 계절을 앞서 나간다는 봉제골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건물 앞마다 쌓인 쓰레기봉투들. 봉투 속 알록달록한 색의 헝겊 조각들은 어느새 봄이 오고 있음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