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봉산 아래 위치한 은평구 신사2동 237번지. 언뜻 보면 낙후된 달동네 같지만 자세히 보면 골목골목 집 앞에 소담스레 가꾼 화단과 화분이 있는 마을. 오래됐지만 아기자기하며 가지각색 벽화가 가득한 예쁜 마을이다. 여느 시골 마을처럼 마을회관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마을 텃밭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 고구마와 배추, 무를 가꾼다. 굽이굽이 경사가 진 골목길은 네 집과 내 집의 경계 없는 마을사람들의 공동 마당. 골목길을 가로막은 채 종일 김장 배추를 절여도 불평 하나 없다. 부부가 시작한 김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도와주는 이웃들로 북적해진다. 대다수가 평균 거주 기간이 30년이 넘는 이곳은 ‘산새마을’. 수십 년 째 대문을 잠그지 않고 이웃을 형제처럼 부모처럼 여기며 살아가는 따스한 사람들의 72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