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낯선 소설을, 낯선 여자를 만났다. 문학청년의 꿈을 접고 평범한 일상을 살던 진우(박병은)는 대학 선배의 부고를 받고 내려간 안동에서 우연히 한 여자(전혜빈)를 만난다. 작은 국시집에서 적막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 여자는 뭔가 사연이 있는 듯 한데 도통 속내를 알수가 없다. 묘한 궁금증을 떨치지 못한 진우는 죽은 선배가 남긴 소설을 화제삼아 어설픈 대화를 시도하는데, 의외로 그녀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 진우는 유부남인 걸 숨기고 매 주말 오후 3시, 국시집이 쉬는 시간에 맞춰 그녀를 찾아간다. 매주 안동 곳곳을 함께 산책하고 소설 얘기를 나누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 스치는 대화 속에 각자의 본심이 드러났다가, 감춰졌다가, 묘한 긴장에 빠진다. 뜨거운 여름, 고즈넉한 안동에서 두 사람의 애매모호한 산책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