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아내와 딸에게 한없이 다정한 남편이지만 과중한 회사 업무 탓에 가족행사마다 늦거나 불참하기 일쑤인 열혈 가장 권도훈. 가족들 몰래 국정원 블랙요원과 무역상사 권과장으로 이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묵묵히 이를 이해하고 지켜 봐온 살림 9단 아내 강유라는 참다못해 혼자 결혼 10주년 여행을 떠나고, 가족이 모두 모인 시어머니 제삿날 악덕 직장 상사 ‘오부장’을 직접 부부의 집으로 불러들인다.
권도훈을 찾아 회사까지 달려간 강유라는 따뜻한 포옹에 금세 마음을 놓는다. 반면 구인보를 통해 오천련에 관한 뜻밖의 정보를 얻은 권도훈은 혼란스러운 마음인데··· 갑자기 사라진 권지훈 때문에 겨우 구색만 갖춘 권웅수의 팔순잔칫날, 강유라는 집 앞에서 전화 속 목소리의 주인공과 마주친다.
가족들의 환대 속에 졸지에 강유라의 사촌 행세를 하며 권도훈의 집에 머물게 된 조태구. 조태구의 정체를 아는 강유라만 환장할 노릇이다. 강유라가 숨기고 싶어 하는 과거를 알고 있는 조태구는 은근한 압박을 가해오고··· 권도훈과 오천련은 서로를 떠보며 의미심장한 대화를 나눈다.
권도훈이 집을 비운 사이 육탄전을 벌이는 강유라와 조태구. 한국을 떠나란 강유라의 말에 조태구는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심증을 굳힌 권도훈은 오천련의 뒤를 캐던 중 의문의 사진을 발견한다. 상부 지시에 따라 저격 임무를 맡게 된 권도훈. 하지만 어디선가 먼저 발사된 총알이 타겟에 명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