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4일 충남 논산시 연무읍에 위치한 육군훈련소엔 1,739명의 젊은이들이 나라의 부름을 받고 모였다. 갓 스물을 넘긴 앳된 얼굴의 청년들의 ‘충성!’이란 작별 인사에 연병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이렇게 부모의 품을 떠난 아들들은 ‘군대’라는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제 군인으로서 새 삶을 살아야 하는 훈련병들은 입소 다음날, 훈련소에서만 볼 수 있는 ‘특기 분류 심사’를 경험한다. 21개월 동안 맡을 보직을 결정하는 특기 심사는 수송병, 군악병, 어학병, 조리병 등 19개의 특기병과로 나눠진다. 또 가족면회를 맞이하는 훈련병들의 모습이 공개된다. 지난 5월, 13년 만에 육군훈련소의 가족면회가 부활됐다. 따라서 매주 수요일은 훈련병 면회가 있는 날이다. 훈련 5주차, 퇴소를 앞두고 있는 28연대 소속 훈련병들은 면회 전 마지막 훈련인 30km행군을 시작한다. 고된 훈련으로 이미 지칠 대로 지친 훈련병들은 내일 있을 면회를 생각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면회 시작 전, 먼저 자대배치가 이뤄진다. 공정한 자대배치를 위해 부모님과 훈련병이 직접 컴퓨터 추첨에 참여한다. 자대배치가 끝나면 아들의 이등병 계급장을 부모님이 직접 달아주고 아들은 부모님에게 카네이션 배지를 달아드린다. 누구보다 면회를 기다린 김현호 훈련병(24세)은 세 아이를 둔 아기아빠 훈련병이다. 당당하게 군복무를 마쳐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김현호 훈련병. 오랜만에 아이들을 품에 안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열여덟 살 박상은 훈련병은 가족들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린다. 초등학교 때 위문편지를 쓰던 군인아저씨가 이제 우리 아들이 됐다며 연신 뽀뽀 세례를 하는 어머니. 늠름해진 아들의 가슴에 아버지는 자랑스러운 이등병 계급장을 달아준다. 이처럼 가장 빛나는 시기에 스스로 규율과 제어를 선택한 이들은 이곳에서 협동과 희생을 배우며 대한민국의 아들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청춘이기에 선택할 수 있는 육군훈련소에서의 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