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은 섬. 흑산도는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100km가량 떨어진 우리나라 최서남단 섬이다. 육지와의 거리가 먼 까닭에 예로부터 흑산도는 선비들의 유배지가 됐을 만큼 외로운 섬으로 불려온 곳이다. 땅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많지가 않았기에 삶의 대부분을 바다에 기대어야 했던 사람들...그 중에서도 ‘홍어’는 흑산도의 밥줄이 되어온 고기다. 하지만 바다가 그렇게 순순하기만 하랴. 꼬박 밤을 새며 물질을 하지만, 바다는 한 마리의 고기도 내어주지 않을 때도 있다. 최근엔 개체 수까지 줄어 빈털터리로 돌아오는 날이 많은데... 그러나 바다란 것은 그런 것이려니, 파도란 으레 그렇게 부침이 많은 것이려니... 뱃사람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바다로 나아간다. 그들은 모두 가장이자 남편이요, 먹이고 키워야 할 자식들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깊고 세찬 남도의 검은 바다. 그 바다를 헤치며 홍어를 잡는 아버지들의 바다 이야기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