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도 봄이 왔다. 육지보다, 한 달은 빨리 온다는 제주 바다의 봄, 훌쩍 자란 해초들이 숲을 이루며 넘실대고, 해녀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진다. 제주 비양도에 찾아 온 봄, 그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3일이다. 제주 한림항에서 뱃길로 15분. 하루 세 번 운영하는 작은 배를 타고 들어가면, 천 년 전 화산 폭발로 생겨난 작은 섬, 비양도가 있다. 5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섬 속의 섬.고즈넉한 섬마을에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마을 주민들이 총출동한다. 음력 정월 대보름부터 채취를 시작하는 톳. 톳을 캐기 시작한다는 건 비양도에 봄이 왔다는 신호다. 90세 할머니 해녀부터 47세 막내 해녀까지.. 새벽 바다에 나가 톳을 채취하고, 따뜻한 볕에 말리는 작업은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