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 사동에는 44개의 자동차 정비업체와 300여 명의 정비사가 모여 있는 자동차정비단지가 있다. 각종 부상을 입은 자동차들이 실려오면 정비사들은 분주해진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차의 상태를 진단하고 사진으로 남기는 것. 그 다음에는 찌그러진 차체를 펴는 '외과 담당' 판금부와 자동차의 심장을 맡은 '내과 담당' 엔진부, 칠이 벗겨진 차를 도색하고 새 차처럼 광이 나게 하는 '성형 담당' 도장부가 단계별로 수리한다. 박규식 씨(68)의 전공 분야는 칠이 벗겨진 차량에 표가 나지 않도록 다시 색을 입히는 일이다. 차종마다 색상도 천차만별인 데다 시간이 갈수록 빛이 바래 근사치를 찾기란 쉽지 않지만, 눈으로 보기만 해도 컴퓨터보다 더 정확하게 차량의 색을 알아맞힌다. 오전 5시가 되면 정비단지에 제일 먼저 출근하는 사람이 있다. 38년차 판금 베테랑인 김식한 씨다. 첫 월급 3만원을 받으며 일하던 '시다꼬마'에서 지금의 공장장 위치에 오르기까지 긴 세월 망치질을 하다 보니 그의 손은 거칠고 투박해졌지만, 김식한 씨는 자신의 손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 고장 난 자동차가 다시 달리기까지 수천 번의 망치질을 하는 사람들, 자동차 정비사의 굵은 땀방울을 담은 72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