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면 외모, 재력이면 재력,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완벽한 남자. 그러나 실상은 냉혹한 아버지로부터 얻은 마음의 상처와 타고난 야심으로 온 내면이 뒤틀려버린 괴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 어떤 짓도 서슴지 않는 그에게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뿐이다. 아내인 주경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뼛속까지 스며든 자격지심은 똑똑하고 현명한데다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아내를 시기하고 증오하게 했다. 그래도 딸 수아는 소중했지만, 그 소중한 딸마저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몰아붙여야만 직성이 풀렸다. 사랑도 이용 가치가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재클린이든 서희재든 그는 언제나 사랑에 앞서 계산기를 두드린다. 그렇게 하나하나, 더 높은 곳을 향해 한발씩 내디딜 때만 해도 미처 알지 못했다. 그 끝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건 까마득한 절벽뿐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