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명문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의 언남 고등학교.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하며 매년 축구 유망주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되던 이곳 축구부는 현재 공중 분해된 상황이다. 축구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언남 고등학교에는 일명 ‘우승제조기’로 불리는 지도자, 정종선 감독이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중앙수비수로 1994년 미국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그는 2001년 언남고 축구부가 창단했을 당시부터 지도자로 부임했다. 이후 언남 고등학교는 각종 대회에서 숱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선생님을 위해서 축구를 할 필요는 없다고 얘기합니다. 그냥 부모님만 생각하라고 해요. 자신들을 바라보는 부모님만 생각한다면 야단칠 일도 안 생깁니다. 모두 알아서 잘합니다.” - 언남고 정종선 감독, 2007년 5월 10일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 우승 소감 中 그리고 올해 2월, 선수들에게 부모님을 생각하며 뛰라고 했던 정종선 감독은 학부모들로부터 지원받은 축구부 운영비 일부를 착복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했다. 심지어 학부모 성폭행 혐의로까지 수사가 확대되었다. PD수첩 제작진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과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피해자들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피해자들은 진술하기를 두려워했다. 한국고교축구연맹 회장 자리까지 올랐던 축구계 명장의 실체를 고발한다면, 언젠가는 보복 당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9월 4일 정종선 감독에 대한 구속영장이 ‘범죄혐의가 충분히 소명되기 어렵다,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기각되자, 피해자들의 두려움이 용기로 바뀌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