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혁명은 세상을 바꿔 놓았다. 그리고 시인 김수영의 삶을 바꿔 놓았다. 밝은 햇살이 내리 쬐는 마포 강가를 걸으며 김수영은 전쟁과 반공 이데올로기와 독재에 신음했던 자신의 묵은 때를 완전히 벗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명동을 찾는다. 상식의 허를 찌르는 김관식은 이번에도 사고를 친다. 용산구에서 민의원(지금의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것. 그러나 모두들 웃기만 한다. 왜냐하면 용산구 민의원 후보 중엔 그 유명한 '장면'이 있었기 때문. 여기에 위축될 김관식이 아니다. 학생들이 '장면'을 위해 죽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자신이 출마한 거라며 그 특유의 호방함을 자랑하고 다닌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는 냉정한 법. 김관식은 2등도 아니고 5등으로 낙선하고 만다. 집과 살림은 거덜이 나고 졸지에 길거리로 나앉게 생긴 김관식. 시를 짓는 천재성으로 김관식은 소위 말도 안되는 건설업으로 또 한 번 세상을 풍자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