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85년, 아프리카에서는 삶과 죽음이 교차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식량생산량이 역대 2번째로 높았고 보츠와나에서는 가뭄으로 생산량이 1/4로 감소했다. 그런데 에티오피아에서는 기근으로 100만 명이 죽었고, 보츠와나에서는 단 한 명의 아사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보츠와나는 민주주의 국가였고 에티오피아는 독재국가였다. 기근은 생산력의 문제가 아니다. 자원배분의 문제이며 정치체제의 문제이다. 민주주의는 시민의 평등한 정치참여를 기반으로 시민이 자원배분에 대해 통제권을 가진 정치체제이다. 고대 아테네의 민주주의부터 미국 공화국 건국, 보통선거권 확대라는 근대 민주주의 발전의 궤적을 중심으로, 자원배분에 대한 시민의 통제력이 어떻게 확대되어 왔는지 탐색한다.
2011년 8월 4일, 영국 토트넘. 흑인 가장 마크 더건은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다. 경찰의 과잉 대응에 항의하는 토트넘 주민들의 시위는 영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갈등은 우리 사회에 항상 존재하고 갈등의 전염은 순식간에 일어난다. 갈등이 분출되고 축소되는 공간은 바로 선거이다. 선거의 공간에서 어떻게 갈등이 축소되고 치환되는지, 미국의 뉴딜연합, 남벌전략의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또한 현대 민주주의에서 갈등과 관련된 두 가지 의문점, 1) 과연 계급배반투표는 발생하는가, 2) 현대자본주의에서 대표 갈등인 간 좌-우 계층 갈등은 여전히 작동되고 있는가에 대해 알아본다. 이를 통해 갈등을 대의민주주의를 움직이는 엔진으로 재해석하고 현대자본주의에서 정치적 갈등은 어떻게 표출되는지 탐구한다.
영국의 28세 청년, 데미언 새넌 씨는 옥스퍼드 대학원에 합격했지만 학비 조달계획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합격 취소통보를 받았다. 이런 이유로 25년 동안 매년 1,000명이 합격취소를 받아왔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경제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경제 불평등의 원인을 토마 피케티의 분석 통계를 기반으로 설명하고 인류역사에서 유일하게 불평등이 완화되었던 예외적인 시기, 1940~1980년은 어떻게 가능했는지 알아본다. 또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특성이 어떻게 다르고 인류역사에서 상호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본다. 이를 통해 경제적 평등과 사회 복지, 그리고 경제성장을 동시에 가능하게 했던 민주주의의 가치를 재해석하고 자본에 대한 민주주의의 우선성을 탐색한다.
2011년 8월 11일,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기업도 인간이다’라고 발언하면서 미 대선에서 ‘기업은 인간인가’ 논쟁이 거세게 불었다. 이것은 2010년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기업의 선거자금 지원을 제한할 수 없다는 판결에서 비롯되었다. 이제 기업은 민주주의가 침범하기 어려운 독립된 영역을 구축하고 자신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업은 어떤 존재인가? 과연 기업은 자유민주주의의 주인으로 대접받을 자격이 있는가? 이를 알아보기 위해 로널드 코스, 알버트 허쉬먼의 이론을 기반으로 기업의 특성을 재해석하고 주주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분석한다. 또한 미국의 ESOP 기업 사례와 독일의 공동의사결정제도의 사례를 통해 기업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했다. 미국 시민들은 이제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부시 대통령은 이렇게 얘기했다. “시민여러분, 쇼핑이나 하세요.” 이제 시민은 국가 운영에서 필요하지 않은 존재가 되었고 민주주의는 현대사회에서 ‘흔적기관’처럼 취급 받고 있다. 그런데 불평등은 갈수록 악화되고 민주주의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계화, 기업, 관료주의, 반정치 문화 속에서 민주주의는 어떤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까? 과연 민주주의는 지속가능한가?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심층적인 인터뷰를 통해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본다.